미래를 바라보는 통찰력은 어디에서 나올까?


톰 피터슨은 이젠 벤치마킹(bench marking) 시대가 지나갔고 앞으로 미래는 퓨처마킹(future marking) 시대가 될 거라고 말했다. 지금까지의 시대는 1등을 벤치마킹해서 비슷하게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이 실패를 줄이고 성공하는 지름길이었다. 그런데 미래에도 이런 방법이 잘 통할지는 의문이다. 톰 피터슨은 이제는 남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것보다 미래의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살아갈지를 미리 읽어내는 능력이 성공 확률을 높인다고 강조한다.



삼성전자를 보자. 과거 삼성전자의 제품은 형편 없었다. 90년대말에서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삼성의 TV와 비디오는 미국의 월마트에서 보이지 않는 구석자리에 배치되었다. 당시 제품을 구매하려고 월마트 직원에게 삼성제품이 어떠냐고 질문하면 직원들은 대부분 삼성제품은 품질이 떨어져서 추천하지 않고 일본의 소니나 파나소닉 제품을 추천하였다.

삼성과 LG등 국내 가전업체들은 빨리빨리 정신에 벤치마킹을 더해서 속도전을 낸다. 일본 제품 등의 벤치마킹 덕을 제대로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시장 가전 여러 부문에서 소니 등 일본업체들을 제치고 1위를 석권했다. 그런데 문제는 1위 이후부터 발생한다. 삼성전자는 더이상 벤치마킹 기법을 사용할 수 없었다. 삼성전자가 1위인데 어떤 업체를 벤치마킹하겠는가? 이 때부터는 새롭게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창조를 해야했다. 그런데 그런 관점으로 일하지 않던 삼성전자는 어려움에 봉착했다.


삼성 스마트폰의 굴욕


미래를 내다보는 생각을 가지지 않고 삼성은 아이폰으로 대변되는 초창기 스마트폰 시대에 옴니아를 출시했다. 그리고 옴니아가 아이폰보다 하드웨어 성능이 좋다고 자랑한다. 그저 스마트폰 하드웨어 사양만 높으면 그만 인줄 착각했다. 미래가 어떻게 바뀌어 갈 것인지에 대한 깊은 고찰도 없었다.

옴니아를 출시하고 삼성전자는 소비자에게 무척 욕을 먹었다. 쓰레기란 뜻의 옴레기란 불명예스런 별명도 얻었다. 사용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옴니아는 정말 그저 무거운 전화기에 불과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애플에서 아이폰이 처음 출시할 때 애플은 앱스토어라는 선순환 마켓 개념을 도입해서 앱 생태계를 구축하면서 돌풍을 일으켰지만(당시 여러가지 앱을 다운로드 받아서 이것저것 설치해서 사용하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신기루 같은 재미였다) 삼성의 옴니아는 그저 하드웨어 사양만 좋을 뿐 쓸 만한 것이 전화와 이메일 기능 외에는 별로 없는 스마트폰이었다.


그나마 윈도우CE 운영 체제하에서 돌아가는 옴니아 프로그램들이 자주 다운되거나 먹통이 되어서 사용자의 속이 터지게 했다.

한창 삼성에서 변화와 창조적 사고를 강조한 것이 옴니아의 굴욕을 벗겠다고 야심 차게 갤럭시S를 출시할 그 즈음이었다. 지금은 스마트폰의 갤럭시S7 등의 시리즈가 아이폰과 겨룰만한 완성도를 지니고 있지만 갤럭시S가 처음 나왔을 때는 기기의 부족함을 사용할 때마다 느꼈다.


아이폰을 벤치마킹해서 따라가기에 급급했고 역시 프로그램 다운 등 오류가 많은 상태였다.
삼성의 옴니아 출시는 미래를 내다보는 퓨처마킹의 결핍이 부른 결과였다. 반대로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미래를 내다보는 퓨처마킹을 실행한 것이다.

관점의 차이가 미래 통찰력을 결정한다


한 달에 13번 월급을 받는 관점 디자이너 박용후씨는 '관점을 디자인하라'에서 스티브 잡스와 같이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능력의 차이를 '관점'에서 찾는다.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해석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전혀 다른 결과에 다다른다. 사람들 사이에서 발견되는 능력의 차이는 바로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았느냐?'라는 것에 기인한다. '관점을 바꾸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생수와 김치를 사먹는 것이 언제부터 당연해졌는지 기억할 수 있는가? 아마도 그리 선뜻 말하지 못할 것이다.
그 이유는 '시나브로', 즉 알지 못하는 사이에 조금씩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시나브로 바뀌는 세상을 읽어내는 힘도 바로 통찰을 이끌어 내는 관점에 있다. 당신이 지금까지의 삶과 다른 인생을 살고 싶다면, 이제 그 도구의 해답은 관점이다."


스티브 잡스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다른 관점으로 사물과 사회를 바라보았다. 그래서 잡스는 세상 사람들과 기존에 존재했던 사물을 재배치했다. 아이폰이 잡스의 시대의 혁신 아이콘이었지만 아이폰이 가지고 있던 기술은 이미 세상에 존재하는 기술들이었다. 잡스는 그것을 다른 관점으로 잘 조합했을 뿐이다.

그렇다면 잡스는 어떻게 다른 사람들과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았을까? 관점 디자이너 박용후씨는 해답을 고정관념에서 찾았다.
"보는 것과 아는 것은 다르다. 우리가 보는 많은 것 중에는 그 이면까지 미처 알지 못하는 것이 많다. 하지만 내고 보고 있고, 오랫동안 보았다는 이유로 '당연함'으로 치부해버린다. 고정 관념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고정 관념에 사로잡혀 세상을 본다는 것은 색안경을 쓰고 세상을 바라보는 것, 또는 우물 안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과 같다."


스티브 잡스는 세상의 관성과 당연함을 의심했다. 그리고 당연함을 거부했다. 자신이 세상에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을 버리기 시작하자 그에게는 새로운 시각이 열리기 시작했다. 그는 새로운 관점으로 미래를 바라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제 미래를 바라보는 통찰력은 우리 개인의 생존을 위해서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다. 개개인의 생존이 절실한 시대가 된 것이다.

하루 아침에 통찰력을 얻을 수 는 없다. 모든 것이 훈련이다. 내가 가진 고정관념을 버리고 당연함을 의심하는 것이 새로운 관점을 만들어내는 시작이다. 세상 사람들과 다르게 남들이 보지 못하는 관점을 지닐 때 미래를 꿰뚫는 통찰력은 자연스럽게 몸에 밸 것이다. 단지 차이는 이런 작은 시작을 할 것인지 가만히 있을지를 결정하는 것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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