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창업과 사업, 외부자금은 최후의 수단이다


창업 열기가 식지 않는다. 취업난이 심한 상황에서 용기 있는 청년들은 창업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청년 뿐 아니라 중장년에서 심지어 노년층까지 창업에 도전한다. 근래 창업과 관련하여 스타트업이라는 용어를 빈번히 사용하지만 2000년대 초반만해도 벤처라는 용어를 주로 사용했다.

요즈음 스타트업 현상을 보면서 2000년대 초반의 거셌던 벤처 붐이 떠오른다. 물론 과거 벤처바람은 거품이라는 반작용도 있었지만 사회 전반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 것이 사실이다.


창업에 대한 관심은 국내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은 아니다. 전세계적인 불경기와 저성장속에서 각 국가는 창업을 국가 성장의 원동력으로 보고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중국의 젊은 층 창업은 무섭다. 중국에서는 하루에 1만 개의 기업이 생겨나고 있다. 중국은 창업도 인해전술이다. 중국의 선전은 이미 선전밸리라 불리울 정도로 창업과 스타트업의 메카가 되었다.

중국의 성공한 스타트업인 DJI는 2011년 보급형 드론 팬텀 시리즈를 내놓으면서 2014년에만 전 세계에서 30만대를 팔아치웠다. 현재 DJI는 세계 민간드론 시장의 70%를 점유하면서 시장을 확고히 장악했다.


일본에서는 제로 성장을 경험한 젊은이들이 창업으로 몰리고 있다. 창업에 도전하는 일본 청년들을 스타트업 사무라이라고 부를 정도로 그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이미 2014년도에만 일본 정부가 스타트업에 지원한 비용은 2조원대에 육박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의 열기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우리나라의 스타트업도 어려운 환경가운데 나름 선전하고 있다.

사업할 때, 외부자금 좋아하지 마라


열악한 환경가운데에서도 굴하지 않고 창업의 열정을 불태우는 청년들을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다. 막 창업한 회사나 스타트업이 직면하는 큰 문제중의 하나는 바로 사업 자금이다. 막상 사무실과 집기만 장만하려해도 사무실 임대료등 자금 압박에 직면한다.

그래서 여러 벤처캐피탈을 기웃거린다. 그런데 거기에 함정이 있다. 우리가 투자를 받는 외부 자금은 빌린 돈에 불과하다. 빚이란 이야기다.
외부 자금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외부 자금은 최대한 최소화하고 자체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여기저기에서 투자를 받고 외부 자금을 끌여들어서 스타트업 창업을 했는데 사업이 망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외부자금을 투자 받는 것도 쉽지는 않겠지만 만약 몇 억에서 수십 억원을 투자 받았다고 하자. 열심히 사업을 했지만 큰 부채를 지고 망하면 재기하기 어렵다.
그런데 투자를 받지 않거나 어쩔수 없이 수백에서 천만원정도만 외부자금을 끌어 썼다면 사업을 접어도 언제든 충분히 재기할 수 있다.

원리는 간단하다. 사업이 망할 때, 크게 시작한 사업은 크게 망하고 작게 시작한 사업은 작게 망하는 법이다.
사업이 지닌 몸체가 가벼우면 몇 번을 실패해도 언제든 다시 일어설 수 있다. 

더구나 요즈음에는 IT 인프라가 훌륭하다. 특별한 장치산업의 사업을 하지 않는다면 큰 비용 없이도 사업을 할 수 있다. 그럴싸한 사무실이 없다고해서 문제될 건 없다.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줄여야 한다. 대학생이라면 동아리방도 좋고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


벤처 캐피탈 등 외부 자금의 문제점


혁신적인 사업가 제이슨 프라이드는 '똑바로 일하라'라는 그의 저서에서 사업에서 외부 자금을 끌어다 쓰는 것의 문제점을 다음과 같이 여섯 가지로 지적한다.

첫째, 주도권을 빼앗긴다.
외부인들의 자금을 빌려 쓰면 그들의 요구를 들어줘야 한다. 처음에는 별 문제 없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간섭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남의 명령이나 들으려고 사업을 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하지만 돈을 빌리면 결국 그런 꼴을 당하게 된다.

둘째, 돈을 끌어 쓰면 안정된 기업의 구축의 꿈은 물 건너간다.
투자자들이 원하는 것은 투자에 대한 이익을 재빨리(보통 3~5년 안에) 회수하는 것이다. 최대한 빠리 돈을 되찾으려는 사람들이 개입되면 장기적인 안정은 힘들어진다.

세째, 돈을 빌려 쓰다보면 어느새 중독이 된다.
남의 돈을 쓸 때는 좋지만 그 돈이 떨어지면 또 빌리러 가야 한다. 그리고 그때마다 회사의 주도권을 조금씩 내줘야 한다.

네째, 좋은 조건으로 협상할 수 없다.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는 협상력이 없다. 그럴 때 돈 거래를 하는 건 좋지 않다.


다섯째, 고객이 우선순위에서 밀려난다.
고객이 원하는 대로가 아니라 투자자가 원하는 대로 하게 된다.

여섯째, 자금 조달하다가 정작 사업을 등한시할 수 있다.
자금 조달은 어렵고도 소모적인 작업이다. 투자 모임과 법 문제, 계약 관계 등으로 수개월이 소요된다. 사업에 매진해도 모자랄 판에 엉뚱한 일에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하니 이만저만한 손해가 아니다.

제이슨 프라이드 말대로 빚쟁이 길로 들어섰다가 후회하는 사업가들이 많다. 빚쟁이는 언제나 눌려서 살 수 밖에 없다.
자기 사업을 하는 데에도 다른 사람 눈치보고 사업을 하면 사업이란 배는 산으로 간다.
다른 사람에게 휘둘리지 말고, 투자자들에게 코 꿰이지 말고 농경사회라 생각하고 최대한 자급자족 해라.


망할래야 망할 수 없는 사업, 망하지 않는 사업의 진리


이니텍과 이니시스는 국내에서 보안, 결제 시스템 분야에서 1위를 하고 있는 대표적인 성공 기업이다.
이 회사를 창업한 권도균 사장은 11년간 컴퓨터 분야의 엔지니어와 연구원으로 일하다가 35세에 이니텍과 이니시스등 5개 회사를 창업한다. 그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의 개척자이자 멘토이다. 스타트업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에서 권도균 사장만큼 전문가도 없다는 것이다.

그 역시 '스타트업 권도균의 경영수업'에서 남의 돈을 끌어 쓰는 것에 대해서 신중하라고 강조한다.
"'회사라면 직원을 채용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면 틀렸다. 큰 회사도 직원 채용을 신중하게 해야 하지만 스타트업은 더욱 신중해야 한다. 만일 직원을 채용하지 않는다면 굳이 독립된 사무실을 유지할 필요도 없어진다.

몸이 가벼우면 쉽게 안 망한다. 그렇다면 스타트업은 언제 직원을 채용해야 하나? 원칙은 '본업에서 지속 가능한 매출 이익으로 급여를 줄 수 있을 때'이다.

'직원 없이 나 혼자 어떻게 하란 말이냐'라고 반문할 수 있다. 멋진 아이디어 외에는 자신이 직접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아이템으로 창업하려는가? 그것은 자기 사업이 아니다. 그래도 그것을 꼬 해야 하겠다면 그 일을 직접 배워라."





우리는 돈이 없어서 사업을 못한다고 하지만, 곰곰히 진실과 마주하면 돈이 없어서 사업을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편하게 사업하려고 하니 문제가 발생한다. 어려움 없이 사업을 하고 싶어한다.

직원을 채용해서 나가는 지출인 급여는 초기 스타트업의 가장 큰 자금 소진의 이유이다.
웹사이트를 만들고 앱을 개발하려면 수백만원의 돈이 들어가는데 그럴 돈이 없다고 한탄하지 말고 직접 공부하고 배워서 만들라는 것이다.
처음에는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혼자서 해내야 한다.

자신이 사업 전반에 대해서 모르고 있는데 어떻게 직원을 채용해서 제대로 된 위임을 할 수 있겠는가?
처음 시작할 때는 무소뿔처럼 혼자 가라! 그것이 망하려고 노력해도 절대 망할 수 없는 사업의 진리이다.


다이어리의 서(書), 완벽한 계획은 없다


연말이 되면 새해를 위한 준비로 다이어리를 준비한다. 신년 다이어리는 일년에 한번 특수를 맞는다. 다이어리를 구매하면 가장 먼저 펼쳐보는 것이 달력이다.

한해의 중요한 일정을 다이어리에 표시한다. 시간이 있다면 새해의 계획을 세워본다.
소망을 가지고 신년계획을 세우면 가슴이 벅차오른다. 그런데 한해의 끝인 연말에 돌아보면 언제나 그렇듯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은 것이 훨씬 더 많다.


계획을 세우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74억명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나라는 한명의 존재가 살아가는 주변에도 수많은 변수가 나타난다.
계획을 실천 못했다고 핑계라 말하지만 사실 어찌보면 수많은 주변 상황가운데에서 1년 간의 계획을 실천해내는 사람이 기적이다.

장기 계획의 실현 가능성은 낮다. 더구나 장기 계획을 너무 세부적으로 작성하는 일은 스트레스의 원인이다.
엄격한 계획을 작성해서 자신을 괴롭히는 일은 그만하는 편이 낫다.


장기계획의 함정에 빠지지 마라


긴 장기 계획보다는 짧은 단기간의 계획은 오히려 실효성이 높다. 오늘 하루의 계획이라든지 한 주간의 계획은 현실적으로 실천 가능하다.
제이슨 프라이드는 '똑바로 일하라'에서 계획하는 것에 대해서 독설을 퍼붓는다.

"추측이 아닌 계획은 위험한 습관이다. 계획을 세우면 그 계획에 질질 끌려 다닐 수밖에 없다.
'처음부터 이 방향으로 가기로 했으니까 무조건 이 방향으로 가야 해'
계획이 있는 곳에 융통성이 설 자리는 없다. 하지만 인생살이에는 융통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도중에 나타나는 기회를 잡을 줄 알아야 한다.

'이제 보니까 이 쪽 방향이 아니라 저 쪽 방향이 맞군' 때로는 이렇게 말할 줄 알아야 한다.
장기 계획은 타이밍 자체가 잘못되었다. 정보는 주로 언제 얻는가? 일을 시작하기 전이 아니라 일을 하는 도중이다"


재미있는 것은 새로운 아이디어나 정보는 일을 하는 중간에 생긴다는 점이다. 책상 앞에서 계획서를 작성할 때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일은 드물다.
언제나 새로운 아이디어나 정보는 일을 수행하는 도중에 만들어진다.
그 일이 어떤 종류의 일이던지 동일하다. 실행하고 실천하는 행동의 순간에 나타나게 된다.

제이슨 프라이드는 미래에 대한 고민이나 생각이 필요 없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미래에 대한 문제점이나 장애물을 어떻게 다룰지 고민은 필요하다.
미래의 위험에 대한 위험관리(Risk Management)는 반드시 필요하다. 인생의 여정길에 나타날 위험에 대한 대비책은 있어야 한다.
다만 어차피 구닥다리가 되어서 서류함에 처박힐 장기 계획서를 작성하느라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말란 말이다.

"올해가 아니라 이번주에 할 일만 결정하면 된다. 당장 시급하게 해야 할 일을 찾아서 하면 그만이다. 한참 전부터 계획을 세우지 말고, 시작하기 바로 전에 결정을 내리면 된다."


내일은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오늘을 살아라!


우리는 점쟁이가 아니다. 우리는 마법사도 아니다. 커튼에 가려진 미래의 계획을 완벽하게 작성할 수 없다.
그것이 진실이고 사실이다.
필요한 것은 한 해의 계획이 아니다. 우리는 당장 이번주에 할 일만 결정하면 된다. 이번 주도 어렵다면 오늘 하루 동안의 계획이면 족하다.

당장 급한일을 찾아서 오늘 해내면 그만이다.
우리는 내일을 살지 않는다. 언제나 오늘을 살 뿐이다.

     

생각해보자. 만약 오늘이라는 삶의 구획을 계획하고 최선을 다해서 살아간다면,
그리고 그런 오늘이 매일 매일을 더해간다면, 우리의 미래는 어떨까?
우리는 살아가는 전체의 삶을 최선을 다해서 산 것이 된다.
이것이 바로 '오늘'이란 인생의 마법이고 기적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오늘 하루만은 견딜 수 있다. 아무리 욕을 먹어도 오늘 하루만은 견딜 수 있다.
한 달 간의 목표는 지키지 못해도 단지 오늘 하루만의 목표는 지켜낼 수 있다.
아무리 고된 일이라도 오늘 하루만은 해낼 수 있다.

내일은 생각하지 말자. 내일을 생각하면 우리 눈앞에 불안의 장막이 생긴다.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오직 오늘 하루만 인생에서 존재할 뿐이다.


오늘 하루만 견디고, 희망을 바라보자


현실의 무게에 짓눌려도 오늘 하루만은 견딜 수 있다고 했다.
오늘 하루를 견뎌내고, 또 견뎌내고 살지만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 우리들은 낙심한다.
그렇지만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결과는 나오기 마련이다.
오늘 하루의 삶이 만만하지 않다고 해서 희망마저 버리고 살 수는 없다.

중앙일보에 헬렌 미렌에 대한 기사는 견디는데 지친 사람들에게 희망의 빛을 준다.
영국 출신 영화배우로 '여왕 배우'로 유명한 헬렌 미렌은 18세 때에 연기를 시작했지만 오랫동안 그는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다.
우리나라로 치면 고등학교 시절부터 연기를 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나마 이름이 알려진 것은 40세부터이다. 그녀는 20년이 넘는 시간을 무명 시절로 보내야만 했다.


헬렌 미렌이 '더 퀸'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것은 그녀의 나이 61세때였다. 20여년 무명배우 시절 위에 20여년이 더해진 뒤에야 그녀는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40여년이 넘는 긴 배우의 여정이었다.
헬렌 미렌은 "세상엔 전혀 고통받지 않고 성공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힘겹게 싸워 나가야 하고 수십 번 쓰러져도 다시 전진해야 한다. 그게 우리네 인생" 이라고 말했다. 그녀가 말한 것은 우리네 이야기로 토끼와 거북이 메세지다.

헬렌 미렌은 거북이 정신으로 무장했다. 남들이 뭐라하던 20년동안 주변사람들로부터 어떤 이야기를 듣건 신경쓰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갔다.
무명시절 짓굿은 지인은 그녀에게 이렇게 물었을지도 모른다. "너는 배우인데 왜 TV에 나오지 않니?"
TV에 나오지 않은 것이 아니라 무명시절은 단역이라서 존재감이 없었을 것이다.
20여년동안 배우로서의 생활은 말못할 어려움이 많았다. 그렇지만 그녀는 그런 어려움을 성공자들이 치뤄야하는 당연한 여정으로 받아들이고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갔다.

세상에는 고통받지 않고 성공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힘들게 싸워나간다. 넘어지고 쓰러지고 다시 일어난다.
넘어지고 쓰러져는 것은 인생 여정에 일어나는 당연한 과정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쓰러진 것에 포기하지 않고 다시 전진하는 힘이다.



미생, 일중독자가 되지 말라


한국 사회는 일중독 문화를 찬양하는 분위기 속에서 성장했다. 회사에서 밤새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서 쪽 잠을 자고 있는 직원은 회사 선배나 상사에게 칭찬을 받는다. 물론 회사 생활 중에 중요한 업무가 있어서 피치못할 사정으로 야근을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런 야근이 매일 반복되거나 일주일의 절반을 차지한다면 문제가 심각하다.

사회 생활 초년시절에 나는 한 가지 연구를 했다.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었다. 회사내에서 일잘한다고 상사에게 인정받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사회적으로 멘토링이 유행했던 때라 나의 롤모델을 찾아보기로 했다.
나는 회사 내에 이른바 잘나간다는 선배들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몇 년간 진행된 나만의 프로젝트에서 상사에게 인정받는 사람의 유형을 몇가지로 분류할 수 있었다. 유형은 세 가지 정도로 압축되었다.
첫번째는 진짜 일잘하는 사람이었고, 두번째는 관계성이 좋은 사람이었다. 마지막 세번째는 집에 않가는 사람이었다.

첫번째 진짜 일잘하는 사람은 이른바 회사내에 1% 미만의 사람이었다. 일에 대해서 뛰어난 천재였다. 아니 영재에 가까운 사람이었다. 그는 자신의 할 일을 척척해내는 마법사였다. 일반적인 사람 같지 않았다. 너무 뛰어나서 나의 롤모델이 될 수 없었다.


일 잘한다고 소문난 수상한 선배


그런데 연구 중에 재미있었던 사실은 세번째 집에 않가는 사람이었다. 그냥 집에 않가는 정도가 아니라 일주일에 거의 매일 회사에서 초췌하게 야근을 한다. 어떨 때는 충혈된 눈으로 사무실 책상에서 아침에 출근하는 직원을 맞이한다. 상사는 고생이 많다고 얼큰한 콩나물국을 사준다.

물론 회사내 프로젝트의 납기 일정이 지연될 위기에 있다면 야근을 해서라도 고객의 납기를 맞추는 것이 프로페셔널이다.
근데 문제는 바쁜 일이 다 끝났는데도 집에 가질 않는다. 결혼도 했다. 나는 장난기가 발동했다. 선배가 오늘도 야근을 한다고 하기에 무슨 일로 바쁘냐고 먼저 물어보았다. A건으로 작업할 일이 많다고 한다. 그날은 나도 야근을 하는 날이기에 정말 뭐하나 유심히 살펴볼 요량이었다.


사무실에 직원이 하나 둘 퇴근하시 시작해서 넒은 사무실에 직원이 3~4명 정도 남았을 때 사무실 비품을 가지러 가는 도중에 선배의 자리를 지나쳤다.
열심히 작업할 일들이 많다던 직원의 노트북 화면은 한창 사회에서 유행하는 영화가 보였다. 선배는 이어폰을 꽂고 영화에 몰입 중이었다.

"오늘만 그런가?" 나는 여러 번 샘플링? 검사를 해보았다. 그런데 여전히 많은 경우 직원들이 대부분 퇴근하고 나면 영화를 보거나 인터넷을 하면서 혼자만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방식으로 야근을 하고서도 회사의 야근 수당을 신청해서 언제나 월 야근 수당 총액이 팀내 1위가 되는 것이다. 물론 회사에서 영화를 보고 놀아도 자신에게 맡겨진 일을 한다고 항변하면 할 말은 없다. 그런데 매번 이런 상황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은 자신의 몸에도 무리가 가고 소중한 시간과 회사 자원에도 낭비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야근하는 사람의 많은 경우는 상사의 업무스타일과 관련이 있는 경우가 많다. 직장 상사가 오랫동안 익숙했던 야근 문화를 버리지 못하고 암묵적으로 야근을 강요하는 문화를 만드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상사보다 일찍 퇴근하는 것을 죄악시하고 늦게까지 근무하는 것을 바라는 것이다. 이건 한국 경제가 고속 경제성장 가운데 만들어낸 권위적 분위기의 병폐였다.


독일 직장인의 회사생활


얼마 전 독일 직장인의 하루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다큐멘터리에 나온 독일 직장인의 경우에는 퇴근 시간이 되면 컴퓨터를 종료하고 바로 업무를 마쳤다. 그런데 독일 직장인이 그렇게 할 수 있는데는 이유가 있었다. 그는 업무시간내에 모든 업무를 마치려고 점심 시간에 어디 가지 않고 집에서 샌드위치를 싸와서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일에 집중한다.

기자가 물으니 자신은 업무시간내에 업무를 끝내기 위해서 불필요한 일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리고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 점심은 샌드위치로 매일 간단히 때운다고 했다. 또한 혹 끝나지 못하는 업무는 스프레드시트에 정리해서 자신이나 다른 근무자가 알 수 있도록 공유하는 것도 일반화되었다. 자신의 업무를 비밀처럼 숨기지 않았다.


우리나라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을 식사하는데 모두 할애하는 것과 대비된다. 일단 점심시간 뿐아니라 다큐멘터리에 나온 독일 직장인은 업무시간내에 업무 몰입했다. 가령 밖에 나가서 잡담을 한다든지 업무 회의 핑계대고 커피마시러 가지 않는다.

우리는 설렁설렁 일할 때 그들은 최대한 몰입해서 업무시간내에 모든 것을 마치려 애쓴다.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에서 근무시간 비율이 다른 국가들보다 높은 것은 업무시간의 집중도 와도 관련이 있다.

일중독은 나를 죽이고, 다른 사람을 넘어트리고, 회사를 망하게 한다


37signals의 창립자인 제이슨 프라이드는 '똑바로 일하라'에서 일중독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
"일중독자들은 불필요할 뿐 아니라 어리석기까지 하다. 남들보다 오래 일한다고 해서 꼭 남들보다 더 열심히 일하거나 더 많은 일을 하는 건 아니다.
일중독은 득보다 실이 많다. 무엇보다도, 그런 식으로 일하면 몸이 상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오히려 남들보다 더 적게 일할 수밖에 없다."


물론 나 역시 일이 많아서 한달 내내 야근한 적도 있다. 야근이 체질에 맞지 않아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야근을 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래도 일이 많을 때는 어쩔수 없이 야근을 했다. 그렇지만, 일이 없는데도 야근을 즐긴다면 이미 일중독자의 길을 가는건 아닐까?

사실 우리 사회의 분위기도 무시할 수는 없다. 일을 모두 처리해서 퇴근하고 싶지만 상사가 눈치를 주면 퇴근할 수 없다.
일중독을 직장 상사가 유도해서는 않된다. 유교 문화의 한국 사회는 상사가 퇴근하기 전에 퇴근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보는 시선을 거두어야한다. 요즈음에는 물론 많이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상사가 퇴근하기 전까지 퇴근을 하지 않고 눈치를 보는 것이 관례다.

잘 쉬는 것이 중요하다


제이슨 프라이드는 이런 일중독자를 회사에 악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이라 평가한다.
"일중독자들은 늦게까지 남아 일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위에서 시키는 일만 하는 사람이라고 비난하며 죄책감을 심어주고 사기를 떨어뜨린다. 그 결과, 의자에 엉덩이만 붙이고 보자는 태도가 만연해진다. 사람들이 실제로 일은 하지도 않으면서 의무감 때문에 늦게까지 남아 있는 현상이 나타난다.

일만 하고 살면 올바른 판단력을 잃는다. .. 요컨대, 일중독자들의 실제 성과는 오히려 정상인들보다 못하다.
일중독자들은 영웅이 아니다. 그들은 세상을 구원하지 못한다. 단지 쓸데없이 자기 몸만 학대할 뿐이다. 진짜 영웅은 벌써 일을 끝내고 집에서 쉬고 있다"

인생은 장기전인데 젊은 시절 자신의 몸을 모두 혹사하면 나중에는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 일과 가정 생활은 균형있게 조화되어야 한다.

북유럽 스타트업 사업가 마틴 베레가드는 휴식과 성공을 이렇게 정의한다. "억울하겠지만, 잘 쉬는 사람이 더 크게 성공한다!"
일과 가정의 조화가 어렵다면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생각해보자. 궁하면 통한다. 쉼은 우리에게 중요하다. 일할 때는 열심히 일하고, 쉴 때는 잘 쉬는 사람이 가정과 사회에 꼭 필요한 생수같은 사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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