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 회사를 그만둬라


오늘은 도발적인 글 제목으로 시작했다. 이 말은 세스 고딘이 '이제는 작은 것이 큰 것이다'에서 말한 구절이다. 전후사정 살피지 않고 무조건 회사를 그만두라는 말은 아니기에 큰 걱정은 하기말기를 바란다.


세스 고딘의 친구 짐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한다.
고딘은 오랜 친구인 짐을 만난다. 짐은 뉴욕에 있는 대기업에서 일한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회사다. 나이는 50세이고, 그 자리에서 25년은 더 일할 수 있다. 그런데 심각한 점은 짐이 자기 일을 싫어한 다는 것이다. 그것에 그에게 심각한 상황이다.

고딘이 짐을 2년 전에 만났을 때와도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다. 짐은 그저 은퇴날의 여유를 기다리면 하루하루를 견디고 있다. 그런데 그렇게 남에게 끌려가듯 간신히 불행한 25년을 더 채워서 75세에 은퇴하고 나면 그는 과연 행복할까?

짐과 같은 사람은 우리 주변에도 많이 있다. 그런데 짐의 상황은 무척 좋은 편이다. 75세까지 일할 수 있는 회사는 주변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요즈음 한국에서는 60세까지 한 직장에서 장기 근무하는 경우도 드물다. 어찌보면 짐의 직장은 신의 직장이다. 단 하나의 문제인 그 일이 싫다는 것 빼고는 말이다.


당신과 내가 짐이 될 수도 있다. 우리가 회사라는 조직사회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안정감이다. 회사가 그나마 안전하다고 믿기 때문에 버티고 있다. 그런데 회사는 정말 안전할까?

안전하지 못한 안정된 직업?


고딘은 스스로 일의 주체가 되지 못할 때 안정된 직업은 없다라고 충고한다.
"남의 밑에서 일하는 한, 안정된 직업이란 없다. 또한 당신의 회사가 공개 기업인 한, 당신의 미래는 다른 사람들, 그것도 당신보다 덜 똑똑할지도 모르는 사람들의 손에 달려있다. 남의 지시를 따르는 한, 당신은 남들과는 다른 인생과 직업을 영위할 당신의 운명을 실현하지 못할 것이다."

다른 사람의 지시를 따르고 남의 밑에서 일하는 한 안정된 직업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일의 주체가 내가 아닌 이상 나의 직업생명줄은 회사내 의사결정자의 손에 달려있다. 그들의 마음이 어느날 갑자기 바뀌는 순간 나는 다른 회사를 기웃거려야 한다. 아찔한 순간이다. 생명줄을 담보로 매달 꼬박꼬박 약속한 급여가 통장에 찍힌다.

 

불황과 경제 위기의 순간이든 그렇지 않든 의사결정자의 말한마디면 내게는 메일이 한통 배달된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 언제 우리는 그런 처지에 처해질지 아무도 모른다. 그런데 확실한 것은 언젠가 한 번은 그런 현실에 직면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방비 상태에서 맞이하는 실직의 한파는 매섭다. 살을 에이는 듯하다.

프랜차이즈도 남의 밑에서 일하는 것이 될 수 있다


남의 밑에서 일한다는 것은 반드시 회사에 고용된 직원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몇 일전 프랜차이즈 업계의 횡포에 대한 기사가 중앙일보에 보도되었다. 국세청에 따르면 하루에 3000명이 자영업을 시작한다고 한다. 창업자들이 쉽게 접근하는 자영업은 피자점등 유명 프랜차이즈다.
그런데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이른바 갑질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자영업은 말 그대로 스스로 하는 일이다. 사람들은 스스로 자립하기 위해서 프랜차이즈를 선택한다. 그런데 나타나는 현상은 다르다.

"피자헛과는 다른 브랜드의 피자 가맹점을 운영했던 이상규(38, 가명)씨는 인테리어 비용부터 오븐 기계 등 9000만원을 투자했다가 4년 만에 5000만원 빚만 떠안았다. 문을 열었을 때 본사는 2년 동안 계약을 유지하다가 이후 1년마다 계약을 갱신했다. 계약 갱신일이 다가오면 한 달 전부터 이씨는 잠을 설쳤다.  본사가 가맹점 계약서에 없던 기준을 제시하면 압박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멀쩡한 간판을 갈아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정말 황당했다. 게다가 300만원이면 교체할 수 있는데 본사를 통해 800만원에 교체하라고 했을 때는 앞이 막막했다.'고 털어놓았다"


하루 이틀 된 이야기가 아니다 벌써 십 여년 전부터 있던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벌어졌던 일이다. 해당 업체들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치를 받았다. 그렇지만 처벌은 솜방망이에 불과하다. 업체가 처벌받는 것과는 무관하게 자영업 창업자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건다. 자신이 동원할 수 있는 돈을 모두 동원하고 부족하면 담보대출도 받는다. 위험한 일이다. 국내에서 숙박·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10명 중 7명(68.3%)은 5년 이내에 사업을 접는 것이 현실이다. 

잘못된 프랜차이즈 계약 관계에 있는 가맹점주는 남의 밑에서 일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어쩌면 그냥 회사를 다니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에 직면한다. 독립은 했으나 일의 주체가 되지 못한다. 일의 주체가 되지 못하는 한 나의 생존권은 다른 사람의 의사결정에 달려있다.

한 걸음을 내딛는 용기


스스로 일을 할 때 프랜차이즈를 통하지 않고서도 얼마든지 일을 만들어낼 수 있다. 사업은 반드시 큰 돈이 있어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세스 고딘 역시 스스로 일을 만들어내는 것의 중요성을 말한다.


"나는 당신이 자기 자신을 위한 무언가를 하기를 바란다. 정말부탁이다. 시간도 그리 많이 걸리지 않을 뿐더러 무척 즐거울 것이다.
사업을 시작하는 데 반드시 좋은 아이디어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아이디어는 남의 것을 빌릴 수도 있다. 다른 고장, 다른 나라, 다른 업계의 누군가가 하고 있는 일을 찾아내 보라.

일단 한 걸음을 내딛고 나면 최초의 아이디어는 다른 것으로 대체될 것이 분명하다. 현명한 사업가들은 애초의 사업 계획에 연연하지 않는다. 당신의 하루하루는 성공을 향해 다가갈 것이며, 계획을 변경하는 것 또한 계획의 일부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사업을 할 때 우리는 아이템을 찾아 헤맨다. '어디 좋은 아이템 없나?'하며 귀가 여기저기 쫑긋한 것이다. 그렇지만, 사업이나 창업을 할 때 반드시 좋은 아이템이나, 아이디어 또는 큰 돈이 필요한 건 아니다. 가장 중요한 건 먼저 한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즉시 행동하는 것이다.
그게 중요하다. 한 발자국을 떼는 것이다. 한 발자국씩 걷다 보면 하나하나 보이기 시작한다. 한 걸음의 기적이다. 오늘 하루 해야할 일들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단지 그것을 하면 된다. 좋은 아이템을 찾아 다니다가는 세월만 허비한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아이템이나 아이디어가 나빠서 망하면 어떻합니까?'
답은 있다. 망하지 않게 작게 시작하면 된다.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 돈을 끌어서 무리하게 시작하니 망하는 것이다.
작게 시작하면 망하고 싶어도 망하지 않는다. 그리고 한 걸음 씩 걸어나가면 길은 보이게 마련이다.

처음 했던 세스 고딘의 말을 다시 하고자 한다. 현실에 안주하는 내게 강력한 충격파를 발사한다. 심장을 뛰게 하는 전기충격기다. 남의 밑에서 해왔던 일이 그리 만족스럽지 않다면, 그리고 짐처럼 그 일이 싫다면 들어 새겨들을 만한 이야기다.

"지금 당장 회사를 그만둬라(음, 사실 지금 당장 그만둘 필요는 없다. 그러기로 결정만 하면 된다. 기반 시설이 불필요한 경제의 큰 장점 중 하나는 남는 시간을 활용해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베이도 그랬잖아?). 어리석고 위험천만하며 분별없는 일은 그만 하시길. 남의 회사를 위해 일하는 짓은 이제 그만두고 사람들의 기억에 남을 만한 무언가를 구축하라"

새로운 일을 시작하라. 아니 그런 생각과 결정이라도 하라. 그러면 한 발자국을 떼기 위한 준비는 끝난 것이다.


세스고딘의 몇 달간 사무실 프로젝트


세스고딘은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경영 구루이자 마케팅 전문가이다. 고딘은 패스트컴퍼니를 통해서 수많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소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인터넷에 들어가서 TED 강의 만 확인해도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

지금은 세계적인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우는 세스 고딘도 힘겨웠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 그는 야후의 마케팅 담당 부사장으로 일하고 있었다. 넘쳐나는 일의 마감시간을 맞추기 위해서 몇 달 동안 사무실에서 일 만하면서 지내야 하는 혹독한 시간이었다.


그런데 그 기간동안 새로운 아이디어는 소멸되고 몸은 점점 쇠약해져가는 것을 느꼈다. 일에 몰입하면 아이디어가 샘솟아야 하는데 결과는 반대로 나타났다. 몇 달 동안의 마감 시간까지 가까스로 일을 모두 마친 뒤에는 결국 6개월 가량 병원신세를 져야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퇴원을 했지만 예전과는 틀리게 몇 일만 무리를 해도 몸에 증상이 나타났다. 그 때 깨달은 것은 한 번 망가진 건강은 다시 되돌릴 수 없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방식으로 계속 사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세스 고딘은 뛰어난 전문가였다. 그렇지만 당시 그가 일하는 방식은 우리 말로는 다람쥐 쳇바퀴와 다름이 없었다. 악순환이 반복됐다. 자신의 기량을 최대한 발휘해도 넘쳐나는 일을 막을 수 없었고, 책임감있게 그 일을 처리하다 보니 몸에 무리가 갔다.

몸의 이상 징후는 일에 몰입하는데 지장을 받는다. 건강상의 문제로 일을 처리하는 역량이 떨어지다보니 떨어진 역량을 보충하고자 다시 무리를 한다. 반복되는 악순환의 고리다.


반복되는 일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라!


일에 있어서 반복되는 악순환 고리의 끝은 어디일까? 몇 가지 짐작할 수 있다. 확실한 것은 그 끝는 결코 행복한 삶으로 귀결되지는 않는 다는 점이다.
먼저 과로와 스트레스로 몸은 나빠지고 심한 사람은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올 수 있다. 가정 생활은 누리기 어려울 것이다.

매일 사무실에서 사는데 어떻게 가족과 친구들과 삶을 공유하는 시간을 제대로 가질 수 있겠는가?
그런데 더욱 힘이 빠지게 하는 것은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도 성과는 여유 있게 일하는 사람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때이다.

놀랍게도 우리의 상식과는 틀리게 일에 들인 시간과 성과는 반드시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같은 일을 어떤 사람은 밤 10시까지 야근을 해서 12시간 근무해서 처리하지만, 어떤 사람은 오전 시간안에 3~4시간 만에 해결한다.
동일한 일을 처리해도 어떤 사람을 기발한 아이디어로 오전시간안에 일을 끝내고 여유를 즐긴다.

그렇지만 어떤 사람은 밤 10시까지 야근을 하면서 사는 것이 힘들다고 세상을 한탄하면서 우울하게 퇴근한다. 후자의 사람에게 행복은 멀게만 보인다.  열심히만 일한다고 성과가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일은 양(量) 이 아니라 질(質)이다


마틴 베레가드는 '스마트한 성공들'에서 일을 잘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서 조언한다.
"일을 잘하느냐 못하느냐는 얼마나 일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일하느냐에 달려 있다. 일을 잘하기 위해서 오랜 시간 사무실에서 보내는 것은 현명한 전략이 아니다. 그보다 자신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일하는 시간과 쉬는 시간'을 균형 있게 설계해야 한다.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과 소파에서 빈둥거리는 시간을 똑같이 맞추라는 말이 아니라 몸과 마음이 제대로 일에 몰입할 수 있도록 일과 분리되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성공을 거두기 위해 최소한의 자기 시간도 갖지 못하고 스스로를 밀어붙이면 오히려 손해만 커진다."

오랜 시간 사무실 책상 앞에 앉아있는 것이 성공을 보장한다는 것은 잘못된 편견이다. 산업혁명시대의 패러다임으로는 일의 속성을 제단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일을 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양이 아니라 질이다. 얼마나 오랫동안 사무실 책상 앞에 앉아있었는가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 말이 노력이 필요 없다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열심히'가 아니라 '열심히만' 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 마틴 베레가드는 한 가지 더 첨언한다.

"오해는 하지 말길 바란다. 초고의 성과를 내기 위해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노력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 예를 들어, 10킬로미터 달리기에서 자신의 기록을 깬다거나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려는(비록 힘은 들겠지만) 노력 또는 완벽한 제품 판매 방식을 고안해 내거나 익히려는 노력은 당연히 존경할 만하다.

하지만 지쳐 쓰러져 몸에 이상이 생길 때까지 자신을 밀어붙인다면 그저 바보 같다고 밖에 할 수 없다.
사람들은 성공하면 행복해질 거라는 생각으로 현재를 희생하지만, 행복한 사람이 성공할 확률은 성공한 사람이 행복할 확률보다 훨씬 더 높다."

자신의 몸이 망가질 때까지 일에 자신을 밀어붙이는 것은 미련하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 몸이 망가지도록 일해서 얻은 성공에 대한 만족감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그 성공이란 존재는 우리의 욕망을 부채질해서 다른 성공을 하라고 재촉한다. 몸은 계속 혹사당한다.

성공과 행복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렇지만 성공한다고 해서 행복이 보장되는 것이아니다. 먼저 행복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스스로 행복한 사람이 되면 인생에서 진정한 성공을 하는 사람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성공만을 위해서 나머지를 희생하고 달린다면 마직막은 만족스런 인생이 되지 않는다.


월마트 창업자 샘 월튼의 죽기 전 마지막 유언


월마트의 창업자 샘 월튼을 아는가? 그는 전 세계 사람들의 부러움을 한 몸으로 받은 사람이다. 그렇지만, 그가 죽음 앞에 마지막으로 남긴 유언은 인생에 무엇이 중요한지를 생각하게 한다.

"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으로 꼽히는 샘 월튼이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 말이 무엇인지 아는가. 바로 '인생을 잘못 살았어'였다. 그는 자식들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고 손자들의 이름은 절반도 외우지 못했으며 친구라 부를 수 있는 사람도 남아 있지 않았다. 게다가 아내 역시 순전히 의무감 때문에 자신의 곁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성공을 위해 너무나 큰 대가를 치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게 열심히 뛰고 전 세계 사람들의 부러움을 샀던 샘 월튼이 마지막 한 유언은 내가 돈을 조금더 벌었어야 한다든지, 어떤 사업을 더 했어야 했다는 후회의 말이 아니었다. 그는 일에 치여서 가정과 주변을 돌아보지 못한 것에 대한 뼈아픈 후회를 했다. 아내와 가족에게 헌신하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 돌아보니 그의 곁에 진실한 친구들이 다 떠난 것을 알았다.


그는 벌어들인 막대한 돈을 그는 써보지도 못하고 눈을 감았다. 죽기전에 다 써보지도 못할 돈을 버느라 그의 인생을 모두 쏟아부었다.
그런데 아는가? 부모가 자식에게 물려주는 엄청난 재산은 자녀의 인생에 독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많다.
돈은 필요한 만큼만 있으면 된다. 어느 연구 결과에서 인간은 먹고살고 문화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재정을 운용할 때 가장 행복하다고 한다.
돈이 없거나 돈이 너무 많아도 인간은 불행해질 가능성이 높다.

진정한 행복을 추구하려고 한다면 열심히만 일하는 사람이 되지 말고 주변을 돌아봐야 한다. 내 곁과 주변을 돌아보면 감사하고 사랑할 일들이 넘쳐나는 것을 깨닫게 된다. 생을 마감할 때 세상에서 성공했던 대부분의 사람들도 무엇을 더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해서 후회를 하지 않는다. 그들이 한결같이 내뱉는 말은 왜 내가 더 사랑하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의 말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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