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서기, 홀로 있는 시간은 나를 성장시킨다


'자립'이라는 단어는 사전에 '남에게 예속되거나 의지하지 아니하고 스스로 섬'이라 적혀 있다. 우리는 남에게 예속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스스로를 책임지는 삶을 살기를 희망한다. 그렇지만 오늘날과 같이 디바이스로 사람과 사람이 링크된 연결 경제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예속되지 않고 살아간다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 되었다.


스마트폰만 들고 있어도 나라는 존재는 수많은 다른 사람들과 의식적으로 무의식적으로 연결 되어있다. 우리는 오히려 홀로 있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홀로 있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사람을 만나고 모임에 찾아 간다. 특정 그룹에 속해있어야 안정감을 갖는다. 주변은 언제나 시끌벅적해야 정상이라 생각한다.

자신의 집안행사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참석하는지가 사회적 성공의 잣대가 되곤 한다. 그래서 우리는 수많은 인맥을 만든다. 그렇지만 스스로 자립하지 못한 사람에게 그런 노력은 시간이 흐른 뒤에 허무한 일이 될 공산이 크다.

사람은 홀로 있는 시간을 통해서 자란다


남에게 예속되지 않고 자립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먼저 홀로 있기를 연습해야 한다. 명확한 사실은 사람은 홀로 있는 시간을 통해서 자란다는 점이다. 김진애 박사에 대해서 아는가? 김진애 박사는 서울공대를 졸업하고 MIT 석박사를 취득했다. 그녀는 타임지 선정 21세기 리더 100인 중에서 유일하게 한국인으로 선정되기도 하고 18대 국회의원으로 일하기도 했으며 의욕적으로 일을 하는 사업가로도 알려져 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그녀의 모든 업적과 성과가 육아와 가정생활을 함께 병행하면서 이룬 결실이라는 점이다. 김진애 박사는 '한 번은 독해져라'는 그의 저서에서 자신은 홀로 있는 시간을 통해서 성장했다고 말한다.


"홀로 있는 시간이 있어야 사람은 자란다. 자신을 지키는 가장 손쉬운 방식이 '홀로 있기'다. 홀로 있기란 마치 잠자기와도 같다. 혼자서 잘 수 밖에 없는 수면 시간 동안 사람은 그날 배운 것과 체험한 것을 뇌에 새록새록 새기고, 무의식을 작동시키고 꿈을 꾸면서 새로운 자극과 새로운 에너지를 채워 넣는다.

숙면이 한 사람의 성장과 생존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듯, 홀로 있기 역시 우리의 성장과 생존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우리가 잠을 잘 때 몸의 고장난 세포는 치료를 받는다. 숙면의 시간동안 육체는 힐링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홀로 잠들어 버리는 숙면의 시간과 같이 홀로 있는 훈련은 우리를 치료하고 생존시키는 중요한 작용을 한다.


홀로 있는 훈련을 하려고 하지만 오랫동안 길들여진 습성은 홀로 있는 것에 거부반응을 보인다. 그래서 불안감에 스마트폰을 들게 하고 전화나 카톡을 보내게 한다. 사람은 홀로 있는 훈련에 가장 큰 방해꾼이다.

"사람에게 사람은 더 없는 천국이 될 수도 있지만 또한 더 없는 지옥이 되기도 한다. 무한한 기쁨을 주기도 하지만 또 끊임 없이 우리를 방해하는 존재가 사람들이다. 또한 진정한 홀로 있기란 '해야 하는 일에서 벗어나는 상태'를 말한다. 일상에서 반복되는 온갖 해야 하는 일에서 벗어날 때 자신의 삶을 통제하고 있다는 감을 가질 수 있다."

일의 파편화와 홀로 있는 시간의 중요성


이젠 홀로 있는 시간의 확보 여부가 개인 생존과 직결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유는 우리가 하는 일이 갈수록 파편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의 파편화는 바쁜 경쟁 사회에서는 어떤 활동도 3분 이상 이어지지 않으며 파편처럼 쪼개어 진다는 것을 말한다. 4차산업혁명이 본격적으로 적용되는 미래시대에는 일의 파편화가 지금보다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많다.

파편화란 개념을 말한 런던경영대학원 린다 그래튼 교수는 '일의 미래'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일의 파편화는 2000년경부터 시작되었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인터넷 접속 인구가 5억 명에 달했고, 이메일 서비스를 통해 메일함으로 하루에 수백 통의 메일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툭하면 휴대전화가 우리의 행동을 간섭했다."

일의 파편화의 가장 큰 문제점은 사람에게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진정으로 관찰 및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이건 미래에 로봇이나 인공지능과 경쟁하기 위해서 필요한 실력을 기르기 위해서 집중할 시간 자체를 사라지게 만든다.

          

몇 년전 세계적인 유명세를 탓던 '1만 시간의 법칙'을 많은 사람들이 '아웃라이어'의 저자인 말콤 글래드웰이 말한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은 심리학자 대니얼 레비틴(Daniel Levitin)의 '뇌의 연구'에서 말한 내용이다. 레비틴은 성공한 작곡가, 야구선수, 소설가, 아이스 스케이터, 지능범의 생활을 관찰했다. 그런데 이들에게 능력의 차이는 있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들 모두는 하나같이 실력을 갈고 닦는 데 오랜 시간 집중했다는 점이다.

일의 분야는 틀리지만 성공한 이들이 완전한 실력을 갖추게 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1만 시간이 소요됐다. 1만 시간에 도달하려면 하루에 세 시간씩 10년을 집중하고 노력해야 하는 기간이다. 그렇다고 그냥 멀뚱멀뚱 흘려보내는 세 시간이 아니라 자신의 전심을 다해서 몰입했을 때를 가정한다.

일의 파편화는 여기서 문제를 일으킨다. 우리는 한 분야의 전문가로 살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앞으로 미래의 경쟁자는 우리의 동료인 사람만이 아니다. 우리의 일자리를 넘보는 껄끄러운 이들이 있는데 인공지는(AI)와 로봇이다.
인간의 피조물들과 경쟁하기 위해서 우리는 예전보다 더 힘을 내야할지 모른다.
그런데 우리는 파편화 속에서 하루에 세 시간을 집중하는 것은 고사하고 3분 이상 집중해서 무엇을 해내기도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린다 그래튼 교수는 '일의 미래'에서 파편화로 망쳐지는 학습 능력에 대해서 경고한다.
"업무시간이 파편화되면 가장 먼저 피해를 받는 것이 집중하는 시간이다. 생활이 너무 작은 조각으로 쪼개져 버려 어떤 일의 달인이 되기 위한 시간, 기회, 관심을 누릴 수 없다"

그녀는 사람이 유능해지지 못하는 것은 3분이 한계인 생활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무언가 정통해지려면 시간을 들여 집중해야 하지만 그럴 만한 시간이 파편화된 일상과 일과 시간에는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파편화된 일상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무엇일까? 나홀로 있는 시간과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처음에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다른 사람과 갑작스런 일이 나를 방해하도록 방치해선 안된다.
외부로부터 방해 받지 않는 시간을 스스로 찾아나서야 한다.

파편화 되지 않고 스스로를 올곶이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내서 나를 지키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이건 다가올 미래에 나의 생존과도 직결된 것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잠든 고요한 새벽 시간대의 유익


나홀로 독대하는 홀로 있는 시간을 만들어 보자. 올빼미형이 맞는지 종달새형이 맞는지는 스스로 테스트해보기 바란다. 그런데 김진애 교수가 말하는 새벽 시간은 생각보다 유익한 점이 많다.

"새벽 예찬은 끝도 없이 할 수 있다. 세상 사위는 고요하다. 아직 잠들어 있는 세상에서 깨어 있다는 것은 은밀한 기쁨을 준다. 나를 찾는 사람도 없다. 성가신 전화도 없다. 새벽 시간을 활용하면 하루가 정말 넉넉하다. 저녁이나 밤 시간은 아무래도 소비적이 되기 십상이다. 놀자는 사람도 많고, 놀 곳 갈 곳도 많고, 불 밝히고 유혹하는 데도 많다.

저녁 식사를 여유 있게 하고 나면 다시 일할 마음으로 돌아가기 쉽지 않다. 더 놀고 싶어지는 것이 밤 시간의 심리인 반면 새벽 시간은 일하고 싶은 심리가 작용한다. 외롭다는 자체가 이점이다. 깨어 있는 사람도 없고 문을 연 데도 많지 않다. 그러나 새벽 시간은 외부 유혹이 없는 시간이자 자기에게 온통 빠질 수 있는 자기 유혹의 시간이라 할 만하다."



새벽 시간의 가장 큰 유익은 늦은 저녁시간보다 다른 사람의 방해가 없다는 점이다. 밤의 유흥가도 새벽 4시~5시경이 되면 모두 문을 닫는다. 모두 잠들어 있는 시간이 이른 새벽시간인 것이다.
그런데 김진애 박사도 20대 젊은 시절에는 영락없는 올빼미형 이었다고 한다. 그러던 그녀가 새벽형으로 바뀌게 된 계기가 된 것은 유학시절에 둘째 아이를 낳고 난 30대 초반에서 였다.

그녀는 아이가 하나일 때는 남편과 함께 육아를 하면서 그런데로 올빼미 맛을 즐길 수 있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둘째 아이가 태어나서는 도저히 불가능한 상황이 되었다. 아이가 둘이다보니 아기에게 모든 관심을 쏟아야하고 아기에게 엄마 아빠가 수시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떻게 혼자만의 시간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가 우연하게 아기의 시간 리듬과 맞추면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이가 일찍자고 일찍 일어나니 그 리듬에 맞추면 그만이었다. 아기들은 일찍자지만 새벽같이 일찍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고요한 홀로 있는 시간을 확보하게 된다.


김진애 박사는 여전히 새벽 시간에 창조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녀는 새벽 4~5시면 어김없이 일어난다.
"나는 새벽 4~5시면 일어난다. 집과 사무실이 한 건물에 있는지라 눈뜨고 책상 앞에 앉는 데 5분이면 된다. 이때부터 아무리 짧아도 두세 시간을 혼자서 신나게 보낼 수 있다.

누구에게나 적어도 하루에 두 시간은 이런 시간이 필요하다. 두 시간이라면 자신에게 몰입해 들어가는 15분, 자신으로부터 빠져 나오는 15분을 빼고 약 90분을 집중하여 일할 수 있으니, 참 괜찮은 시간이다. 하루에 두 시간이라면 일년에 700~800시간은되니, 일주일에 40시간 업무 평균으로 따지자면 적어도 넉 달은 자신을 위해 일하는 셈이다. 쌓이는 힘은 놀라운 것이다"

일의 파편화로 집중해서 무언가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은 고요한 새벽이다. 새벽 4~5시에 일어나면 세 시간 정도는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확보한 세 시간으로 무엇이든 도전해보라. 이른 새벽에 일어나려면 잠을 줄이는 것보다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이 중요하다.

잠을 너무 줄이면 일과시간에 집중력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오늘부터 라도 신데렐라가 되어보라. 저녁 9시 괘종소리가 들리면 잠자리에 드는 것이다. 모든 것이 습관이다. 처음에는 어렵지만 습관이 되면 자연스러운 일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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