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로봇시대, 자율주행차는 자동차 생태계를 붕괴시킨다


4차 산업혁명은 로봇 시대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로봇이란 어원은 1921년 체코슬로바키아의 소설가 카렐 차페크가 처음 사용한 단어이다. 당시에 카렐 차페크는 사람을 대신해서 단순 반복적인 노동을 하는 기계나 장치를 상상해서 로봇이란 용어를 붙여서 사용했다. 그런데 이제는 체코 소설가가 상상했던 일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서 로봇은 반드시 우리가 어린 시절 보았던 태권브이 같은 만화에 등장하는 형태의 로봇만을 지칭하지는 않는다. 로봇을 넓은 의미로 보면 하늘을 나는 비행체인 드론도 로봇이 될 수 있고, 스스로 움직이는 자율주행차도 로봇으로 볼 수 있다. 또한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사물 형태의 로봇뿐 아니라 무형의 주식거래를 금융 로봇도 로봇으로 볼 수 있다.

과거에도 로봇이 있었으나 앞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인공지능의 탑재로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는 지능형 로봇들이 대거 등장할 것이다. 또한 지금보다 100배에서 1,000배 빠른 5세대 이동통신의 확산과 사물인터넷, 빅데이터의 발달로 우리 곁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에는 센서가 부착되고 사물이 로봇화되는 것이 가속화 될 것이다.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은 센서와 로봇화의 대상이다. 지금 당장 앉아있는 의자가 지능화된 로봇이 되고 책상이 로봇화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 로봇의 시대로 향하는 것은 자명하다. 미국 중국 일본의 인공지능과 로봇에 대한 투자는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
구글의 경우 로봇 시대를 대비해서 2012년 한 해 동안만 일곱 개의 로봇 회사를 인수했다. 그 중에는 보는 것만으로 섬찟한 군사용 로봇인 '빅독'을 만든 보스턴다이나믹스도 있었다.(구글은 인공지능 역량에 집중하기 위해서 보스턴다이나믹스를 2106년 8월에 일본 도요타에 매각했다)

일본 소프트뱅크는 인공지능 로봇 페퍼의 글로벌 출시를 위해서 중국 알리바바와 대만의 폭스콘과 함께 소프트뱅크 로보틱스 그룹(구 소프트뱅크 로보틱스 홀딩스)를 설립해서 세계 1위의 로봇업체를 꿈꾸고 있다. 일본도 중국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포석으로 기업의 비전과 방향을 설정한다.


CES 2017,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는 특별한 제품이 없었던 한국


그런데 올해 CES 2017에서 보여준 한국 기업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겨냥한 제품들을 내놓지 못했다. 미국, 중국, 일본 기업들이 인공지능 로봇, 드론등 수많은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한 제품을 쏟아내고 있을 때 한국은 이번 CES 2017에서는 두각을 나타내는 제품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저 기존 제품의 개선한 TV등 전자제품을 내놓는 수준이었다. 새로운 것이 없었다. 기존보다 조금 더 화소수가 많고 조금 더 선명하고 조금 더 속도가 빨라진 전자제품으로는 미래의 판을 선점할 수 없다. 새로운 발상의 제품들이 나와야한다.


현재 한국 기업들의 입장은 이해할 수 있다. 당장 치열한 경쟁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3차 산업혁명시대의 제품들에 매달리고 있는 현실이다. 미래를 내다보고 투자하기 보단 투자한 자금을 빠른 시간 내에 회수할 수 있는 제품들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3차 산업혁명 시대까지는 한국이 일본을 따라잡을 때 사용했던 패스트팔로워(Fast follower) 전략이 먹혀들었다. 패스트팔로워 전략은 말 그대로 빠르게 기존의 1위 제품을 빠르게 카피해서 시장화에 성공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한국기업이 잘하던 패스트팔로워 전략은 이제 중국이 그대로 따라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서는 이런 방식으로 시장 선점은 불가능하다.

전자신문은 CES 2017 이 끝난 뒤에 보도 기사의 머리말에 이런 글을 실었다.
"대한민국이 4차 산업혁명에서 밀리고 있다" 미래 시대로 불리는 4차 산업혁명에서 한국이 다른 나라에 밀리고 있다는 것이다.


CES 2017에서 삼성과 LG는 가전 부분에서 우위를 차지했지만 사실 CES 2017의 주인공은 전자 가전업체가 아니었다. 주된 관심은 4차 산업혁명을 견인하는 기술들인 인공지능 로봇, 자율주행자, 빅데이터 등이 주인공이었다. 한국은 인공지능, 로봇,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등에서 미국, 중국, 일본 기업에 밀리는 모양새를 보였다. 특히 이번 CES 2017 전시회의 승자는 아마존과 엔비디아였다.



아마존은 AI 음성비서 '알렉사'를 사용한 여러 업체 냉장고와 자동차를 보여주었다. 엔비디아는 아우디 차량의 자율주행 솔루션을 탑재하고, 2020년까지 4단계(완전자율주행차)에서 5단계(무인자율주행차) 자율주행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중국은 CES 2017에 1,300여개의 부스를 마련해서 물량과 기술 공세를 펼쳤다.




자율주행차가 상용화 될 때, 자동차 생태계는 한꺼번에 붕괴된다


곧 닥쳐올 4차 산업혁명은 우리에게 위기이다. 위기는 기회이지만 그 충격은 결코 만만하지 않을 것이다. 여러 가지 산업의 생태계가 격동을 겪겠지만 특히 자동차 생태계는 파급효과가 크다.

허브원의 이경주 원장은 '4차 산업혁명 앞으로 5년'에서 자율주행차는 기존 자동차 생태계를 한꺼번에 붕괴 시킬 것이라고 다음과 같이 경고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서 가장 큰 충격으로 다가올 분야 중의 하나가 자율주행차라고 생각한다. 과연 자율주행차의 구성비에서 그동안 기존의 벤츠나 도요타, 현대자동차에서 보유해온 자동차 기술이 얼마나 활용될 수 있을까?


차량 외관이나 바퀴, 동력을 전달하는 축, 엔진 정도가 고작일 것이다. 배터리, 각종 센서나 각종 편의 장치, 통신 기술 같은 자동차 외의 부문이 차지하는 부가가치 비중이 70퍼센트까지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생각해보자 어느 동네에 가든지 카센터나 자동차 수리점이 있다. 기본적으로 기존 자동차와 자율주행차는 내부 구성이 완전히 틀리다. 이경주 원장이 지적한대로 고작 차량의 외관이나 바퀴, 동력을 전달하는 축 등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자율주행 전기차와 관련된 부품들로 모두 바뀔 것이다.

그럼, 과연 셀 수 없이 많은 동네의 카센터나 자동차 수리점은 자율주행차가 상용화 될 때 안전하게 현재와 같이 일을 할 수 있을까? 일단 수리기사는 모든 기술을 새로 배워야 할 것이다. 그런데 자율주행 전기차의 특성상 기존의 카센터나 자동차 수리점이 아닌 다른 곳이나 방식으로 수리를 하게 될지도 모른다. 미래의 자동차 생태계가 어떻게 변화할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이경주 원장은 기존의 자동차 생태계의 가치사슬은 송두리째 바뀔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자동차 원료를 제공하는 철강회사,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회사들, 이를 이용해서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들, 자동차를 판매하는 판매유통회사, 자동차의 연료인 석유업체들, 자동차를 운전하는 기사들, 자동차 보험회사들, 자동차를 수리하는 업체들.

자율주행차가 나오면서 생기는 신규 가치사슬을 보면, 일단 자동차 차체가 플라스틱으로 점차 바뀌므로 철강업체들의 영역이 좁아질 것이다. 자동차 내연기관이 배터리로 전환되면서 기존의 자동차 부품이 대부분 사라진다고 예상된다."

지금 도로 위를 활보하는 자동차 한 대의 미래는 현대 기아 자동차등 자동차 회사의 미래에만 국한 되지는 않는다. 현대 기아자동차와 같은 완성차 제조업체는 수많은 중소 부품업체와 연결되어있다. 전기로 구동되는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면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에 필요한 부품을 공급했던 부품업체들은 회사 존폐위기에 놓일 수 있다.

 

당장 포스코 같은 철강회사는 자동차 회사의 신소재 사용으로 인해서 매출 감소를 겪을 수있고 안정적인 수입원을 지녔던 석유업체들은 덤핑을 해야 할지도 모르는 신세에 놓이게 된다.

더욱더 위기감이 드는 것은 미래에 자율주행차를 선도하고 있는 업체들은 기존의 자동차 제조업체가 아니라 테슬라나 구글, 애플, 바이두 같은 ICT 업체라는 것이다. 며칠 전에는 국내 네이버의 자율주행차 시험 주행관련 기사가 보도되었다. 이제 ICT 업체들이 시스템이나 인터넷 관련 사업만 하던 시대는 끝났다. 제조업체들과 ICT 공룡기업간의 치열한 경쟁 구도가 펼쳐지고 있다.


과거에는 공장을 지닌 제조회사가 시장을 독점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의 펼쳐지는 세계는 공장을 지닌 자가 시장권력을 독점하지는 못한다. 3D 프린터로 메이커스들이 나타나고 있고 공장조차 빌려서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공장 시대가 오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아이디어만 있으면 모든 것을 아웃소싱할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적어도 작은 개인이나 기업이 큰 기업과 경쟁해볼 수 있는 무기를 지닌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변혁의 시대에는 기회가 있다. 그렇지만, 격동의 시대가 누구에게는 기회가 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재앙이 될 수 있다. 깊이 생각해보자. 나는 4차 산업혁명이 가시화되고 있는 지금 이 순간 무엇을 하고 있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가?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가? 미래를 위한 나의 방패는 무엇인가?

'잘난 사람보다
계속 배우는 사람이 낫고,
멀리 간 사람보다
계속 가는 사람이 낫습니다.' - 길을 찾는 사람 中, 조정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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